9월 21일 수요예배 말씀
요 12장에서는 예수님께서 ‘영광’에 대해 말씀하십니다. 먼저 요 12:23에서는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인자가 영광을 얻을 때가 왔도다’라고 선포하신 것입니다. 요 12:20~21에는 예수님의 소문을 듣고 헬라인들까지 예수님을 찾으러 온 일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이 영광을 받으신다는 것은 그와 같은 명성에 의한 영광을 의미하신 것이 아니었습니다. 예수님은 뒤이어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어야 한다’(요 12:24)라는 말씀을 하시면서 십자가의 고난에 대해 말씀하십니다. 예수께서 말씀하신 ‘영광’은 ‘십자가의 때’를 이르신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영광과는 다르다는 뜻입니다.
삼위일체이신 하나님과 예수님, 성령님은 서로에게 영광을 돌리는 관계이십니다. 예수님은 계속 하나님 아버지께 영광을 올리셨고, 하나님은 예수님을 영화롭게 하셨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받으신 영광의 정체는 십자가였습니다. 요 13:31~32에는 ‘그가 나간 후에 예수께서 이르시되 지금 인자가 영광을 받았고 하나님도 인자로 말미암아 영광을 받으셨도다 만일 하나님이 그로 말미암아 영광을 받으셨으면 하나님도 자기로 말미암아 그에게 영광을 주시리니 곧 주시리라’라고 예수님의 말씀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그’란 가롯 유다를 가리킵니다. 유다가 드디어 예수님을 팔 결심을 하고 나가자, 예수님은 십자가의 고난이 가까이 왔음을 아시고 이 말씀을 하신 것입니다.
십자가의 고난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는 모순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요? 그것이 가능한 이유는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죽으시기까지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셨기 때문입니다. 순종은 하나님을 하나님답게 높여드리는 일입니다. 예수님은 십자가를 순종하심을 통해 하나님의 구원이 완전하신 것임을 나타내셨고, 그로 인해 하나님께 영광이 돌아가게 하신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예수님께 영광을 주십니다. 바울은 이 영광의 관계를 알게 되었기에 빌 2:8~11에서 이 관계를 가르칩니다.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사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으심이라’(빌 2:8)라는 말씀으로 예수님의 순종과 낮아지심의 의미를 설명하십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예수님을 높여 세상의 모든 것이 그 이름 앞에 무릎을 꿇게 하시고, ‘모든 입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주라 시인하여 하나님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셨음’(빌 2:11)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예수님이 올리신 영광 가운데 부활하시고 승천하셔서 하나님 보좌 우편에 앉으신 것은 가장 작은 영광일 것입니다. 무덤에서 부활하심이 더 큰 영광, 십자가에서 순종하심으로 죽으신 것이 가장 큰 영광으로 하나님께 돌려졌음을 깨달으시기 바랍니다.
우리도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삶을 산다는 것은 눈에 보이는 성공으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해할 수 없는 어려움 속에서도 말씀에 순종하면 나아가는 삶이야말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것이고, 그런 성도들에게 하나님은 영광을 주신다는 사실을 믿어야 합니다.
성도 여러분, 십자가는 분명 고난이지만 하나님과 영광을 함께 하는 자리입니다. 우리 삶의 어떤 부분들을 통해 하나님께 나아가야할 지를 깨달아 십자가의 길을 기쁨과 확신으로 나아가시는 여러분이 되시기를 기도합니다.